'췌장을 먹고 싶어'의 의미(스포주의)

DATE. 2017.12.12 | VIEWS.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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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색어에 계속 오르내렸던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는 상당히 괜찮은 영화입니다.

 

제목 어그로가 상당한 영화라서 이름만 보고 '고어 영화'라는 편견을 가지게 되지만 영화 내용 자체는 정말 좋습니다. 뻔한 신파도 아닌 잔잔하게 이끌어가는 내용이라든지, 일본 영화 치고 오글거리는 부분도 별로 없고 담백합니다.



* 가장 먼저 논란이 되는 제목에 대해서 얘기해볼까요?

 

이 제목은, 작가로서 성공하지 못했던 원작가가 속된 말로 '어그로'를 끌기 위해 마지막 사력을 다해서 쓴 작품이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목부터 어그로를 끌어서 어떻게든 읽어보게 하려는 발악이었던 말도 있는데요,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아무튼 이 작품은 크게 히트하고, 영화화까지 되면서 대박을 치게 되죠. 크게 이 대사에는 두가지 뜻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첫번째: 옛날 사람들은 몸의 장기가 아프면, 동물의 그 부위를 먹으면 낫는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즉, 여주인공 사쿠라가 췌장의 이상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병이 나았으면 좋겠다하는 뜻에서 사용한 말입니다.


*두번째: 사람의 췌장을 먹으면 그사람 안에서 영혼이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사쿠라 (여주인공) 가 하루키 (남주인공) 에게 '그러니깐 내가 죽으면 나의 췌장을 먹어줄래?' 라고 극중에서 쓰였습니다.

 

마지막에 두사람이 서로에게 남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라는 말은 서로가 서로를 동경하고 있었고, 나는 네가 되고싶다는 의지를 담은 말이었다고 보는게 가장 적절합니다. 


이 말이 남주인공의 마지막 문자메시지, 여주인공의 마지막 편지에서 나오는데요, 서로 길게 썼던 말을 지우고 한마디로  '나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라는 말로 마무리 하는 장면이 참으로 인상적이죠.

*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목이 혐오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죠... 제목을 '너의 췌장을 갖고 싶어' 정도로만 했었어도... 더 낫지 않았을려나 ㅋㅋㅋㅋ

 

​-작품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진행됩니다. 초반부터 어느정도 짐작하겠지만 여주인공의 죽음은 확정되어 보입니다. 불치병을 가진 소녀와 소년의 만남. 흔하디 흔한 이런 신파적인 소재를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인공은 혼자 살아가는데에 익숙한 남자 '하루키 시가' 고등학교 교사로서 6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고, 모교에 들어온지는 1년 입니다. 하루하루 그다지 살아가는데 의미를 느끼지도 못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데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사직서를 책상에 넣고 다닐정도로 삶의 의지가 보이지 않죠... 그런 그가 모교에 오게되고, 도서관 정리를 맡게 되면서 다시한번 '사쿠라'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야기입니다.

 

* 사쿠라가 '가르치는 데에 소질이 있으니 선생님이 꼭 되라'고 말한대로 선생님이 된 하루키의 모습도 참 외골수 적인 모습이죠


이 영화는 러브스토리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이 삶의 의지를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휴먼드라마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사쿠라와 하루키의 만남 '공병문고'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클래스메이트 두사람. 하루키는 그녀가 떨어뜨린 '공병문고' (병상일기 같은) 를 읽어보고 그녀가 불치병으로 인해 삶이 얼마 남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날 이후로 사쿠라는 유일하게 비밀을 아는 하루키를 굉장히 가깝게 대하기 시작합니다.


하루키는 무심한 듯하게 그녀를 대합니다. 불치의 병을 앓고있는데도 모두에게 비밀로 하고 너무나 밝게 지내는 사쿠라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마저 그녀를 슬프게 대한다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죠. 그녀도 그런 하루키만의 특별한 모습에 점점 친근감을 느끼게 됩니다.


죽기전에 하고싶은 일들을 자꾸만 하루키와 하려는 사쿠라. 두사람은 점점 가까워집니다. 자존감이 낮은 하루키는 끝까지 그녀가 자신을 좋아할리 없다며 부정하지만 아무리 봐도 사쿠라는 하루키를 좋아하는 듯하죠... (두근두근) 서로의 마음을 직접적으로는 고백하지 않지만 은은하게 보여주는 두사람의 마음이 꽤나 관객들을 설레게 하는 영화의 초반부 입니다.


 

진실 & 도전 게임

 

 

이 영화내에 등장한 '진실이냐 도전이냐!' 게임은 두사람의 용기부족을 운에 의지해 마음을 살짝살짝 보인다는 점에서 꽤나 재밌는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카드를 뒤집어서 높은 카드를 가진 사람은 '진실, 도전'을 상대에게 선택하게 할 수 있고 진실을 선택하게 하면 진실을 말해야 하고, 도전을 선택하면 상대가 지시한 행동을 이행해야 합니다.


두사람은 하카타로 놀러가서 호텔에서 같이 묵게 되는데, 여기서 이 게임을 합니다. 12세 관람가인데 아슬아슬하게 사쿠라는 하루키를 ㅋㅋㅋㅋ 자극하는데, 살짝 걱정스러웠지만 12세 관람가답게 그렇고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점점 더 가까워지는 두사람, 안타까운 결말


연인 사이는 비록 아니지만, 병이 나으면 꼭 한번 더 여행을 가기로 하는 두사람. 이미 6월이 되어서 벚꽃은 졌지만, 사쿠라는 벚꽃을 반드시 보러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렇게 6월에도 벚꽃이 피는 곳을 알아낸 하루키는 사쿠라와 놀러갈 계획을 세우고, 먼저 여행을 가자고 합니다. 점점 예전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하루키의 모습이 너무나도 기뻤지만...


그렇게 병의 악화로 마지막 외출을 받고 하루키를 만나러 가는 사쿠라는 대낮에 괴한에게 칼에 찔려 묻지마 살인의 피해자가 됩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여주인공을 꼭 이렇게 해야만 했는지...


영화 초반에 '내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도 너와 나의 하루의 가치는 똑같아.  너도 언제 죽을지 어떻게 알아?' 라는 말이 복선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사쿠라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서로에 대한 고백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두사람의 이야기는 중간에 끝이 납니다.


 

'죄송한데 제가 좀 울어도 되겠습니까'


자신이 죽으면 공병문고를 봐달라는 사쿠라의 말에 하루키는 사쿠라의 집에 찾아가서 공병문고를 받습니다. 그자리에서 읽으면서 그동안 사쿠라가 숨겨왔던 진심을 깨닫는 하루키는 펑펑 울고 말죠...

사쿠라의 일기내용과 함께 남주인공의 짧은 대사 '울어도 되겠습니까'가 정말 슬픈 장면입니다.

 

 

두사람이 주고받은 마지막 진심,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그렇게 예전에 있던일을 떠올리며 도서관 일을 하는 하루키. 사쿠라가 죽던날 마지막 날을 떠올립니다.

 


하루키 -> 사쿠라

'너는 언제나 밝고, 언제나 남들에게 사랑을 주고 남들에게 사랑을 받아' (대략 요약) 넌 정말 멋져 난 네가 되고 싶어. 라는 문자를 길게 쓰다가 멋쩍었는지 쓱 지워버립니다.


그리고 한문장을 보냅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현재 시점에서 오랜 세월을 지나 사쿠라가 남긴 편지를 발견하는데 그 내용은...

 

사쿠라 -> 하루키

'남과 어울리지는 않지만 혼자 살아가는 너 그런 강한 너의 모습이 부러워, ​곧 죽게될 나를 친구나 연인으로 만들기는 그렇겠지? (ㅠㅠ) 너처럼 강해지고 싶어'라면서...

 

꼭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고,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마음을 나누라는 사쿠라의 편지는 굉장히 짠합니다.


그런 사쿠라의 마지막 편지를 읽고나서 하루키는 이전보다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갖고 있던 사표도 찢어버리고, 학생들과 마음도 나누면서 삶의 의지를 보이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가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역시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  라는 사쿠라의 편지 마지막 부분과 함께 영화는 끝이납니다.

 

 

 

 

서로 같은 반이지만 멀리서 지켜보며 동경하고 있었던 두사람. 가까워지면서 서로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문장으로 함축해서 표현한 것인데, 마지막으로 두사람이 남긴 문자, 그리고 편지가 이 문장으로 끝났다는게 정말 소름돋고 감동적입니다.

 

 

흔하디 흔한 불치병 소년 소녀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불치병의 소녀와 짧게 사랑에 빠져서 평생을 아무 여자도 안만나면서 순애보를 지키는 남자의 이야기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고, 현실성도 떨어지죠...


서로가 서로를 동경하고 있었고, 하루키는 사쿠라의 마지막 날까지 꽉찬 인생을 살게 해줬습니다.  사쿠라는 죽어서라도 영혼이 네안에 같이 있었으면 한다면서 살아도 죽은 것 처럼 사는 하루키에게 삶의 의지를 북돋아줍니다. 사쿠라는 불치병으로 살날이 남지 않을 자신이 하루키의 연인이 되는 것은 그에게 평생 짐이 될거라 생각했을 터입니다...

그런 그녀가 마지막 편지에서  '좀더 많은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고,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사랑도 해' 라고 말하는게 너무 너무 슬프죠...그리고 그녀가 남긴 마지막 편지를 찾아내고 다시한번 삶의 의지를 찾아내는 하루키의 모습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억지 감동도 없고. 담백하게 연출한 두사람의 이야기가 매우 좋은 작품이니 제목은 신경쓰지말고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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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면서 평범한 어투, 넓고 얕은 지식으로 재미있고 깊이있는 것들을 다룹니다.